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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홍당무』를 읽고 – 30대 여자의 시선으로 본 성장과 가족의 의미

박자의달인 2024. 11. 20.

쥘 르나르의 『홍당무』는 불행하고 외로운 소년 페랭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 내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한 채 방황하는 그의 모습은, 단순히 한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성장의 아픔과 인간 관계의 복잡함을 상징한다.

20대에 읽었을 때는 홍당무의 불행한 어린 시절과 어머니의 냉혹함만이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30대가 된 지금,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나는 소년의 성장과 내면적 갈등,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복잡한 관계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가족의 역할과 개인의 자립,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1. 홍당무와 가족 –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외로움
홍당무(페랭)는 그의 외모와 성격 탓에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차별받고 외면당한다. 특히, 어머니는 그의 형인 펠릭스를 노골적으로 편애하며, 홍당무에게는 냉혹하고 모욕적인 태도를 보인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홍당무는 점점 더 고립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칠고 반항적인 태도를 취한다.

30대 여성으로서, 나는 이 가족 관계의 복잡함이 단순히 어머니의 편애나 홍당무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는 가난과 삶의 고단함 속에서 어머니가 겪는 좌절과 스트레스, 그리고 부모 자신도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자녀에게 전가된 결과처럼 느껴졌다.

홍당무가 겪는 외로움은 단순히 어린 시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삶 속에서 경험하는 고독의 상징으로 다가왔다. 가족이란 사랑과 지지가 가장 필요한 곳이지만, 때로는 상처와 갈등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가족 내에서의 사랑과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부재할 때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공감했다.


2. 홍당무의 반항과 내면의 상처
홍당무는 어머니의 차별과 형제 간의 불평등 속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는 겉으로는 거칠고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사랑받고자 하는 갈망과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다.

30대의 나로서, 홍당무의 반항적인 태도는 어린 시절의 방황이나 반항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내면의 갈등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소외감을 느낄 때 우리는 종종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홍당무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모습은 나 자신이 타인에게 쉽게 드러내지 않았던 불안과 두려움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그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겉으로는 강한 척하며 버티는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겪는 내면의 고독과 닮아 있었다. 그는 단순히 반항적인 소년이 아니라, 상처받은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다.


3. 어머니의 역할과 여성으로서의 시선
홍당무의 어머니는 냉혹하고 차별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그녀는 페랭을 꾸짖고, 형 펠릭스와 비교하며 그의 자존심을 짓밟는다. 어머니의 이러한 행동은 비난받을 만하지만, 동시에 그녀가 처한 삶의 환경과 가난, 그리고 여성이 겪는 사회적 억압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30대 여성으로서, 나는 어머니의 모습이 단순히 악역으로 그려지기보다는, 억눌린 삶 속에서 자신의 분노와 불안을 자녀에게 투영하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어머니는 자신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사회적 역할 속에서 희생을 강요받으며 감정적으로 소모된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홍당무』는 단순히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를 비판하는 작품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주고받는 상처를 드러낸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나 자신도 언젠가 누군가의 부모가 된다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4. 성장과 자립 – 홍당무의 희망 찾기
홍당무는 비록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했지만, 점차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받아들이고 성장해간다. 그는 가정이라는 좁은 세계를 넘어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한다.

30대가 된 지금, 나는 이 작품이 단순히 어린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성장의 과정을 담고 있다고 느꼈다. 우리는 종종 가족과 사회의 기대 속에서 자신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받은 과거에 머물러 있기도 한다. 그러나 홍당무가 보여주는 것은, 그 상처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다.

특히 여성으로서, 나는 홍당무의 여정이 단순히 생존을 넘어 자립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였다. 그는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의 약점과 상처를 인정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 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5. 『홍당무』를 닫으며 – 성장의 아픔 속에서 희망을 찾다
책을 덮은 후, 나는 『홍당무』가 단순히 한 소년의 불행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성장과 관계, 그리고 자아를 찾는 과정을 담은 보편적인 이야기임을 깨달았다.

30대 여성으로서 이 책은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인간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우리는 모두 상처받고, 때로는 외면받으며 성장하지만, 결국 그 경험들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홍당무가 보여주는 것은, 비록 가족과 사회에서 이해받지 못했더라도, 스스로의 길을 찾고 성장해 나가는 인간의 힘이다.

마지막으로 느낀 점:
『홍당무』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가족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우리가 어떤 존재로 성장해가는지를 묻는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관계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그 속에서 희망을 찾는 용기를 배웠다.

성장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립하는 것은 삶의 가장 큰 성취일 것이다. 홍당무의 여정은 나에게도 앞으로의 삶에서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상처를 딛고 나아가는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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